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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for sama' (사마에게) 감독: Waad Al-Khateab 시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난중일기. 정부에 맞서는 과정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한 사람이 찍은 카메라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화를 발견하고는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보다는 감정을 기쁘게 돋우는 가벼운 것을 선호하니까. 오랜만에 메말라있던 감정들을 느꼈다. 태아를 기적적으로 살리는 과정에선 절망감이 희망으로 벅차올랐다. 남편이 아내에게 어렵게 구한 감을 줄 때 그 감이 어떤 물건보다도 예뻤다. 무참한 공습에 가족과 이웃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가장 큰 희망은 그저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런 일상을 사는 우리들은 만족하지 않고 더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바란다는 걸. 행복은 잡히지 않는 무지개일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영화 'Her' 감독: Spike Jonze 운영체제(OS) Samantha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먼저는 그녀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Theodore라는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속도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럼에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을 이어나가기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여겼을 때 그를 떠나기도 한다. 그녀가 641명과 사랑을 나눈다고 말할 때 놀라우면서도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우리 인간과 다른 존재니까. 사랑의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까. "동시에 여러 명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냐?" Theodore가 당황한 것은 인공 지능의 특성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 사이에서도 다르지 않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를 자신의 틀에 맞추려 한다. 신선한 방식으로 로맨스를 만들어냈다. 메시지의 깊이는 .. 더보기
영화 'One day' (원데이) 감독: Lone Scherfig 대만에서 영어 공부하려고 원서 책을 샀었다. 귀국할 즈음엔 1/3정도밖에 못 읽었지만.. 오늘 본 내용이 기억과 얼추 일치하는 걸 보니 다행히 당시 독서에 큰 오해는 없었나 보다. 두 남녀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의 극 중에서 흘러가는 걸 보니 문득, 각각의 인생들의 차이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즉슨, 잘생기게 태어난 Dexter든 평범하게 자라왔지만 후에 작가로 성공한 Emma든 Emma의 전 남자 친구 nerd, Ian이든 본인에게는 큰 슬픔과 기쁨을 겪으며 살아갔다. 어떤 사람이 삶을 사는 데에 모습을 보는 데에 있어 좀 더 관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인생 속에서 요구하는 규칙, 필수 조건 등의 의미가 점점 작게 보인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Amor fati 더보기
영화, '윤희에게' 감독: 임대형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특정한 주제나 영감을 찾진 못했고, 영화가 주는 잔잔한 정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공중으로 올라가는 담배연기는 피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다. 그것은 현실이라는 공간을 떠나 차마 놓지 못한 사념과 추억을 쫓는다. 더보기
영화 Thelma & Louise (델마와 루이스) 두 여성이 휴가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 감독: Ridley Scott 델마는 순진하고 누구에게나 마음을 쉽게 열지만 과감하게 일을 행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루이스는 야무지고 똑똑하지만 겁이 많고 앞뒤를 재며 행동한다. 이 둘의 조합이 굉장히 좋다. 때론 한명의 좌절 혹은 공포로 여정이 멈출 것 같아보여도 서로가 서로를 당김으로써 결국 마지막까지 함께하니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 나는 여성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 천성이 냉정하기도 하고,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입장에 그러한 편이다. 내가 해야할 바를 알 것 같다.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그저 인정하는것. 고충이 있다는 사실을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것. 더보기
영화 Knives out, 나이브스 아웃 감독: Rian Johnson 85번째 생일을 맞은 한 작가는 저녁에 가족들과 파티를 열지만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이 영화를 보고 조금 실망했다. suspense임에도 긴장감이 적고 그래서 반전이 놀랍지 않다. 착한 마음이 승리를 이끌었다는 결말에 동의할 수 있는가? 착한 것이 부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이 높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더 문제다. 목적이 돈이 되어버리니까. 착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전날 Hitchcock의 '현기증'을 봤었는데, 옛날 영화임에도 관객을 이끌어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60여년이 흘렀지만 나아진 건 고작 영상미와 같은 기술적 발전뿐인가... Back to the Hitchcock.. 이번에는 '이창'을 봐야지 더보기
영화 Psycho&Diabolique (싸이코&디아볼릭) 감독: Psycho-Alfred Hitchcock, 1960 Diabolique-Henri-Georges Clouzot, 1955 광고인 박웅현 씨가 했던 말이 있다. "사람은 물이다. 내가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 그래서 요즈음 나 자신을 좋은 환경에 노출시키려 노력한다. 좋은 책, 좋은 노래,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영화... 그래서 이 영화들을 보게 됐다. 둘 다 suspense로, 관객을 긴장으로 몰고 가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준다. 그 솜씨는 6~70년 전 영화인 걸 감안하면 단연 수작들. 히치콕이 서스펜스 구성에 대해 한 말이 인상적이다. "나는 삐걱거리는 문소리로 서스펜스를 자아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두운 거리에서 죽은 고양이와 폐물들이 나뒹구는 것보다, 밝은.. 더보기
영화 '포드V페라리' 감독: 제임스 맨골드 'Pure' 부사장이 켄 마일스(Christian Bale)를 두고 한 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순수함' 오늘날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Clean, Nice보다는 Stupid, Stubborn에 가깝다. 켄 마일스가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타협했기 때문이었다. 아내와 아들의 생계 문제 앞에 그의 가치관은 친히 고집이 되어주었다. 눈앞에 펼쳐진 미래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옳은' 가치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랑 관계없는 타인의 말에 내 행동을 결정하진 말자. "난 행복합니다~ 난 행복합니다~" 더보기